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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근로자 1,000명 기업이 장애인 근로자 1명만 두면 고용률 0.1%입니다. 그런데 자회사 하나를 설립하는 것만으로 이 수치가 3.17%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걸, 저는 뉴스를 보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장애인 일자리 문제를 가까이서 봐온 입장인데도,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라는 제도는 솔직히 이름만 들어봤지 구조를 제대로 이해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장애인고용 의무, 자회사 하나로 해결된다는 게 정말인가
제도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고용의무사업주, 즉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자회사를 세우면, 그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여기서 고용의무사업주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28조에 따라 일정 비율의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하는 사업주를 뜻합니다. 현재 의무고용률 기준은 3.1%입니다(출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으로 인정받으려면 조건이 꽤 구체적입니다. 장애인 근로자가 10인 이상이어야 하고, 상시 근로자의 30% 이상을 장애인으로 채워야 합니다. 이 중 중증장애인 비율도 업체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데, 상시근로자 100명 미만이면 상시 인원의 15%, 100명 이상 300명 미만이면 10%에 5명을 더한 수, 300명 이상이면 5%에 20명을 더한 수를 중증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합니다. 중증장애인이란 장애 정도가 심해 노동시장에서 취업이 특히 어려운 장애인을 의미하며, 고용 산정 시 2배수로 인정받는다는 점이 기업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혜택이 됩니다.
경남에서 실제로 이 모델이 구현된 사례를 뉴스로 접했을 때 제가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유지가 될까?"였습니다. 장애인 고용 회사가 재정 문제로 폐업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봐왔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언니가 근조화환을 만드는 장애인 고용 업체에 다녔는데,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다가 결국 회사 문을 닫아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인지, 자회사형 구조가 가진 안정성에 눈이 갔습니다.
자회사형은 모회사가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50%를 초과하여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둘 이상의 고용의무사업주가 공동출자하는 방식으로 설립됩니다. 경남의 사례처럼 기업 4곳이 공동 출자하면 자금 기반이 훨씬 두터워지고, 한 회사가 흔들려도 전체가 무너질 위험이 낮아집니다. 혼자 운영하는 장애인 고용 업체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점이 이 제도의 강점이라고 봅니다.
기업이 얻는 실질 혜택 정리
자회사를 세운 모회사는 고용부담금 감면 혜택을 받습니다. 고용부담금이란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기업이 미고용 인원에 비례해 국가에 납부해야 하는 금액입니다. 상시근로자 1,000명에 장애인 1명만 두면 미고용 인원이 30명에 달하고, 이에 따른 부담금이 상당합니다. 자회사 설립으로 이 부담이 사라지는 것입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아래는 자회사형 설립 시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주요 지원입니다.
- 고용부담금 감면: 의무고용률 달성으로 미고용 부담금 전액 절감
- 고용장려금 지급: 의무고용률 3.1% 초과 고용 시 월 30만~80만 원 지원
- 시설자금 융자 및 무상지원, 보조공학기기 지원
- 장애인 고용관리비용 지원 및 맞춤훈련 지원
-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직무 선정·인력 배치·고용관리 컨설팅 서비스 제공
테라리움이 일자리가 되는 현장, 경남형 동행일자리
경남형 장애인 동행일자리 1호점이 창원에 문을 열었을 때, 제가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친구에게서 들었던 테라리움 이야기였습니다. 친구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원예치료 프로그램에서 강사와 함께 이용자들이 테라리움을 만드는 걸 옆에서 지켜봤다고 했는데, 이끼의 부드러운 촉감 덕분에 손으로 집기도 편하고, 꽃꽂이처럼 줄기를 잘라야 하는 위험한 작업이 없어서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원예치료란 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신체적·정서적 회복을 돕는 치료 기법으로, 장애인 직업재활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분야입니다.
경남 1호점은 스마트팜 기반의 농업법인 회사로, 장애인 근로자들이 식물 관리와 원예 작업을 맡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직원이 카메라를 들고 사내 촬영을 주업무로 맡는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느꼈던 건, 장애인들이 손재주나 감각은 충분한데 그걸 발휘할 수 있는 직무가 너무 한정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청소, 단순 조립, 식품 제조 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일하고 싶은 의지가 꺾이는 분들을 가까이서 봐왔습니다.
테라리움을 저도 선물로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유리 용기 안에 이끼와 작은 식물, 인형이 조화롭게 배치된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쇼핑몰에서 파는 제품과 전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MZ세대 감성과 딱 맞아떨어지는 아기자기한 제품인 데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친구가 부산도시농업박람회에 와서 체험해보라고 해서 직접 가봤는데, 그곳 부스에서 센터 이용자가 처음 온 사람들에게 테라리움 만드는 법을 직접 가르쳐주는 장면을 봤습니다. 그 장면이 제 머릿속에 오래 남았습니다. 배우는 사람에서 가르치는 사람이 되는 변화가 직업재활의 본질 아닐까 싶었습니다.
원예 분야는 보통 열매를 생산·판매하거나 잼, 식초, 밀키트로 가공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은데, 테라리움처럼 식물로 창작물을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은 제가 보기엔 독특하고 가능성이 있는 방향입니다. 물론 테라리움이 대량 생산에 적합한 품목이냐를 두고 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공정이 수작업 중심이라 단가 관리가 어렵다는 의견도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장애인 근로자의 세밀한 손작업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되고, 그 자체가 브랜드 스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부산에도 생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부산도시농업이 최근 확장되는 흐름과 맞물려, 장애인 고용 문제와 도시농업 두 가지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랑 그냥 장애인표준사업장이랑 다른 건가요?
A. 장애인표준사업장은 독립적으로 설립된 사업장이고, 자회사형은 고용의무가 있는 모회사가 출자해 설립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자회사형은 모회사가 50% 초과 출자하거나 둘 이상의 기업이 공동 출자해야 하며,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이 모회사 고용률에 산입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재정 기반이 모회사에 연결되어 있어 안정성 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Q. 자회사를 세우면 기업이 내야 하는 고용부담금이 없어지나요?
A.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이 모회사 고용률에 포함되기 때문에, 의무고용률 3.1%를 달성하면 미고용 부담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의무고용률을 충족하는 수준의 장애인을 자회사에서 실제로 고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부담금 감면이 목적이라면 설립 요건을 충분히 검토한 뒤 접근하는 게 맞습니다.
Q. 원예치료가 장애인 직업재활에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A. 효과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단순 체험에 그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박람회 현장에서 본 것처럼, 원예치료를 통해 기술을 익힌 이용자가 타인에게 가르치는 역할로 성장하는 사례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끼나 식물을 다루는 작업이 촉감 자극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치료적 근거도 있으며, 여기에 상품 제작이라는 경제 활동이 결합되면 자립 가능성도 함께 높아집니다.
Q. 중증장애인을 고용하면 고용률 계산이 다르게 되나요?
A. 맞습니다. 중증장애인은 고용 인원 산정 시 2배수로 인정됩니다. 즉, 중증장애인 1명을 고용하면 고용률 계산에서 2명으로 처리됩니다. 반대로 여성·중증장애인을 제외한 경증 남성 장애인은 2분의 1배수로 산입되어 고용률 기여도가 낮아집니다. 이 차등 산정 방식은 중증장애인 고용을 유도하기 위한 설계입니다.
결론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장애인 고용이 얼마나 구조적인 문제인지를 가까이서 봐왔습니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라는 제도가 모든 답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모회사의 출자로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장애인에게 실질 임금과 적합한 직무를 제공하는 구조는 기존 모델과 분명히 다릅니다. 경남형 동행일자리처럼 테라리움, 원예, 촬영 같은 창작 직무가 자리잡는다면 장애인 직업재활의 외연이 넓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제도에 관심이 생긴 분이라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운영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먼저 활용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직무 선정부터 인력 배치, 고용관리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실제로 진입 장벽을 낮춰줄 수 있습니다.